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빌지워터 : 불타는 파도 (문단 편집) === 2막 2장[*1] === || 포위망 심연을 벗어나 검푸른 바닷속으로 우리는 갈고리단 놈들에게 완전히 포위됐다. 거미줄에 걸린 벌레 신세가 된 것이다. 빌지워터의 칼잡이란 칼잡이는 다 모인 것 같았다.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빈민가로 통하는 다리 건너편은 미로와 다름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그 앞을 부둣가 동쪽을 지배하는 붉은 모자단이 막아서고 있었다. 붉은 모자단 또한 갈고리단과 같이 갱플랭크의 수하였다. 사실상 [[빌지워터(리그 오브 레전드)|빌지워터]] 전체가 그의 손아귀에 있었으니까. 반대쪽에서 그레이브즈가 거리를 좁혀왔다. 양날의 칼을 맨손으로 쥔 것처럼 예리한 통증이 머릿속을 관통하는 듯했다. 고집만 더럽게 센 놈.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는 신경도 쓰지 않는 거지. 황당하다 못해 놀랍기까지 한 모습이다. 수렁에 빠졌는데도 도무지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게 꼭 과거의 언젠가와 똑같았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말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하지만 이제 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어차피 내 말은 한마디도 믿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일단 뭐 하나에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의 그레이브즈니까.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텐데 우리에겐 시간이 없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알 턱이 없는 그는 불같이 화만 낼 뿐이었다. 다리 난간 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슬그머니 발을 옮겼다. 난간에는 크고 작은 도르래들이 매달려 있었고 그 아래는 바다였다.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커먼 바다를 보고 있으려니 머리는 빙빙 돌고 속은 메슥거려왔다. 갈매기들이 날아가며 불길한 울음을 물감처럼 바다 위에 풀어놓았다. 물러서야만 하는 건가?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데드 풀 호는 새까만 돛을 펼치고 수평선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다. 이내 해적단으로 가득 찬 조각배가 수없이 쏟아져나왔다. 다리 위에서 본 그 모습은 커다란 곤충을 이고 가는 개미떼처럼 보였다. 갱플랭크의 졸개들이 총출동한 것이리라. 톱니 갈고리단을 뚫고 갈 수는 없고, 붉은 모자단을 뚫고 갈 수도 없고, 고집불통 그레이브즈를 뚫을 길은 더더욱 없었다. 이대로 붙잡히고 마는 것일까? 선택해야 했다. 도망칠 길은 하나뿐이었다. 조심스레 난간에 올라섰다. 다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바닷바람에 외투가 나부끼며 돛이 펄럭이는 듯한 소리를 냈다. 후회가 밀물처럼 몰려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물이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무슨 일이 있어도 빌지워터에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장 내려와!” 그레이브즈가 목청을 높이며 외쳤다. 얼핏 절박한 기운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내가 죄를 고백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면 저 자식은 아마 견디지 못하겠지. 있는 힘껏 숨을 들이쉬었다. 시커먼 파도가 내게 손짓하는 듯했다. 눈앞이 아찔해져 왔다. 발끝부터 시작된 떨림이 온몸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려와, 토비아스.” 이름으로 불린 게 얼마 만이더라…… 나는 피가 얼어붙은 것처럼 아무 말도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누군가 마음을 벌컥 열어젖힌 듯. 하지만 이내, 나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